2020 AFC 챔피언스리그가 시작하였습니다.
중국에서 발생한 신종코로나, 우한폐렴으로 인해
중국 축구팀과의 경기들이 4월 이후로 연기되면서
아챔 일정이 뭔가 짜증나게 꼬였지만
여하튼 그룹 스테이지 1차전이 11일~12일 열렸습니다.
E조
멜버른 빅토리 vs 치앙라이 Utd
치앙라이 유나이티드엔 전 수원 선수였던 이용래 선수가 중앙 미드필더로 선발 출전했었다고 합니다.
전반전에 잘 버티며 플레이하고 있던 와중에 25분에 치앙라이 수비수가
그렇게까지 위협적인 상황이 아니었음에도
어이없게 토이보넨 선수의 목을 휘감아 넘어뜨려 PK를 내주게 되었습니다.
멜버른의 토이보넨 선수가 자신이 얻은 PK를 성공시켜 1:0으로 앞서 나가게 됩니다.
그 뒤로도 지속적으로 멜버른과 치앙라이는 서로의 골문을 두드렸으나
89분에 치앙라이의 Thirayu Banhan 선수가 퇴장당했음에도 치앙라이는 끝까지 버텨
결국 최종적으로 1:0으로 경기가 끝났습니다.
하이라이트를 봐도, 굳이 보지 않아도 경기기록 유효슈팅 수만 봐도
양 팀의 공격이 정밀하지 못했고 답답했단걸 알 수 있습니다.
멜버른은 그래도 치앙라이를 잡으면서 산뜻한 출발을 시작하였습니다.
이런데서조차 승점을 얻지 못하면 그룹 스테이지 통과는 어려워질게 뻔하니까요.
F조
울산 현대 vs FC 도쿄
영입하거나 임대 복귀한 새로운 얼굴들을 대거 포함한 울산현대와
올해 가시마 앤틀러스에서 임대이적으로 영입한 브라질 국대출신 MF 레안드로와
올해 주빌로 이와타에서 완전이적으로 영입한 브라질 MF 아다일톤을 빼면
저번시즌 베스트 일레븐과 거의 바뀌지 않은 FC도쿄의 스타팅 라인업이었습니다.
전반전부터 두 팀은 강한 전진 압박으로 치고박는 전개가 나왔습니다.
양 팀 모두 경기감각이 덜 올라왔는지 패스미스가 잦았습니다.
울산은 공격할 땐 원두재가 내려오며 쓰리백을 유지하며
양 윙백이 전진하여 공격에서 숫적 우위를 가져가려 했고
수비할 땐 내려서서 파이브백을 만들어 견고하게 가고자 했습니다.
그러나 부상으로 인해 불투이스와 윤영선이 빠진 수비가 생각만큼 견고하지 못했고
수비수들의 볼처리가 아슬아슬해 턴오버가 많았습니다.
그러다보니 공격전개를 능숙하게 할 수 없었습니다.
후반전엔 위협적인 FC도쿄의 역습 장면이 자주 연출됐는데
결국 64분 아다일톤-레안드로-올리베이라의 용병간의 패스로
울산의 불안한 수비를 뚫어버리고 FC도쿄가 선취점을 가져갔습니다. 올리베이라가 잘하더군요.
울산이 역습 찬스를 맞아도 울산의 역습전개보다 FC도쿄의 수비전환이 대체로 더 빨랐습니다.
괜히 저번시즌 J리그에서 실점을 2번째로 적게한 팀이 아니었네요.
그래도 울산은 82분 프리킥 세트피스 상황에서 높게 올려붙인 공을
아다일톤이 자기 골문에 헤딩 자살골을 꽂아넣는 덕에 1:1로 비겼습니다.
전, 후반이 끝난 후 슈팅, 유효슈팅, 코너킥, 프리킥 기록 전부 FC도쿄가 우위였습니다.
기록을 보면 누가 홈일지 모를정도 입니다.
김도훈 감독은 홈에서 수비에 무게를 더 주다가 혼자 말리는 경기가 많은거 같네요.
무는 원정팀이었던 FC도쿄에게 나쁘지 않은 경기 결과입니다.
아다일톤의 자살골만 아니었어도 승리를 낚아챌 수 있었겠죠.
반면에 울산은 행운으로 무를 건졌습니다.
한 경기로 판단하긴 힘들지만 울산이 좀 걱정되는 경기였습니다.
새로운 얼굴들과 기존 선수들간에 조화롭게 조직력을 다지는 것이 급선무일거 같네요.
G조
비셀 고베 vs 조호르 다룰탁짐 FC
비셀 고베는 작년 몇경기를 봤을때 공격진이 꼭 2~3골 넣어도
3~4골 먹히고 비기거나 지는 아쉬운 수비력이 문제였습니다.
그러나 2019년 J리그 15라운드 이후 부임한 핑크 감독하에 전력을 재정비한 비셀 고베는
반등에 성공하였고, 2019년 일왕배(천황배) 우승 및 올해 2월 8일에 있던 요코하마 F 마리노스와의
2020 일본 후지 제록스 슈퍼컵에서 3:3 난타전 끝에 승부차기로 우승컵을 들어 올렸습니다.
지난시즌 J리그 베스트 일레븐을 수상한 이니에스타는 역시 명불허전이었습니다.
빌드업 때 이니에스타가 중심잡고 뿌려주는 패스들은 클라스가 달랐고, 2개의 어시시스트를 올렸습니다.
경기 내내 비셀 고베가 두드리더니 비록 핸드볼로 pk를 헌납하긴 했지만
오가와가 해트트릭을 터트리는 등 5:1로 대승을 거뒀습니다.
그래도 아직도 수비는 불안정해 보입니다.
비셀 고베는 승점도 올리면서 대승까지 거둬 다득점에서도
16강 진출에 유리한 고지에 오르게 되었습니다.
비셀 고베는 다비드 비야와 루카스 포돌스키가 각각 은퇴하고 이적하며 팀을 떠났는데
그 외국인 용병 공백을 어떻게 메꾸고, 앞으로 강팀과 만나는 경험이 없는 아챔 무대에서
어떻게 자신들의 축구를 보여줄 수 있을지가 관건일 거 같습니다.
H조
전북 현대 모터스 vs 요코하마 F 마리노스
전북은 올 시즌 새로 영입한 K리그 MVP 김보경, 쿠니모토, 홍정호를 바로 선발에 합류시켰습니다.
선발 라인업에 용병이 거의 없는게 특이합니다.
요코하마는 지난 시즌 득점왕이자 J리그 MVP이며 J리그 베스트 일레븐이었던 나카가와 데루히토를 비롯해
J리그 공동 득점왕 마르코스 주니어와 J리그 베스트 일레븐 센터백 티아고 마르틴스,
J리그 우수 선수상의 DL 티라톤 분마탄 등 저번시즌의 주전 선수단 거의 그대로 선발로 나섰습니다.
요코하마는 전시즌 맹활약 했던 용병 4명과 주축 선수들을 거의 그대로 지켜내 여전히 강력한 모습을 보여줄거라 생각됩니다.
하지만 전북도 내보낸 만큼 보강을 두루두루 잘하여 강력한 스쿼드를 꾸렸기 때문에 꽤나 흥미로운 매치였습니다.
다만 전북은 지난 시즌 상하이 상강과의 ACL 16강 2차전에서
모라이스 감독이 퇴장을 당했기 때문에 사령탑 없이 경기를 치러야 하는게 큰 변수였습니다.
전반전 초반에 전북, 요코하마는 각 리그 챔피언에 각 리그 최다 득점을 기록한 팀이었던 만큼
양 팀 다 공격 전환이 빠르고 부드러워 보는 맛이 있었습니다.
요코하마는 뒷공간을 노리는게 빠르고 강력했고, 전북은 쿠니모토, 김보경이 활발했습니다.
앞으로 좀 더 손발이 맞으면 재밌는 상황이 더 나올듯해서 기대되는 조합이었습니다.
송범근도 생각보다는 안정적이었습니다. 저번시즌 K리그 경기당 실점율, 선방률 골키퍼1위를
괜히 기록한게 아니다 싶었습니다. 송범근이 없었으면 게임이 진작 터져버렸을 수도 있었을거라 생각합니다.
그러나 전북의 왼쪽 하프 스페이스 수비지역에서 요코하마의 나카가와를 계속 놓친게 화근이 되었습니다.
나카가와가 클라스가 다르게 잘했습니다. 요코하마가 공격 줄기를 대부분 우측으로 잡은게 이해가 됐습니다.
결국 33분 나카가와의 돌파 및 패스로 인해 엔도가 골을 넣고 요코하마가 앞서가기 시작했습니다.
37분에는 요코하마의 빠른 역습에 전북 김진수가 자살골을 넣어버렸구요.
이 쯤에서 경기는 확 요코하마에게 기울어버렸습니다.
전북도 열심히 공격을 했지만 골까지 매조짓지는 못한게 문제였습니다.
후반전에는 전북이 분위기를 바꾸기 위해 새로 이적한 조규성과 무릴로를 투입하였습니다만
점점 경기가 거칠어지더니 69분에는 손준호가,
82분에는 이용이 경고누적으로 퇴장당하면서 숫적 열세에 빠지게 되었습니다.
손준호도 이용도 굳이 타이밍이 늦은 상황에서 억지로 백태클 해야 할 필요까지 있었을까 싶네요.
특히 82분에 이용이 1분만에 경고 2장 받은 사건은 80분에 조규성이 요코하마 골키퍼의 실수를 틈타
때려 넣었던 데뷔전 데뷔골 이후 전북이 힘내서 따라가야 할 시점에 찬물을 쫙 끼얹는 행동이었습니다.
선수가 2명 부족한 시점에서 전북은 요코하마의 공격전개를 아예 따라가지 못했습니다.
경기 결과는 1:2로 끝나 아쉽게 진 것 같지만
경기내용은 볼점유율, 슈팅, 유효슈팅 등 전부 요코하마의 압승이었습니다.
요코하마는 저번시즌부터 다져진 조직력이 좋았습니다.
탈압박도 좋았고, 패스를 원투터치로 이어가며 움직이는 공격축구는 매력적이었습니다.
전북은 당장 다음 아챔 경기부터 걱정이게 되었습니다.
안그래도 죽음의 조인데 2명 퇴장으로 선발 스쿼드를 꾸리는데 문제가 발생하였습니다.
전북은 수비라인 정비에 좀 더 노력이 필요할 거 같습니다.
공격쪽에서도 로페즈-문선민 양 윙포 빈자리가 느껴지긴 하네요.
유상철 전 선수를 계속 응원해준 요코하마 F 마리노스 팬들 사진
울산도 그랬지만 아챔 우승을 목표로 시즌전 트레블 선언을 한 전북조차
그것도 홈에서 이러면 좀 문제가 심각해집니다.
빨리 팀을 재정비하지 않으면 한국팀은 올해도 아챔에서 들러리 역할만 하게 될 수도 있으니까요.
(모든 이미지 출처: @TheAFCCL, 울산 현대 페이스북, @fctokyoofficial,
전북 현대 페이스북, @prompt_fmarinos, fmkore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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